대만 예스폭지 한국어 가이드 버스 투어는 어땠을까요? 비 오는 날 슬리퍼 신고 가기엔 어떤지, 닭날개볶음밥이랑 생마늘 소시지, 땅콩 아이스크림은 어땠는지, 무엇이 좋았고 어떤 준비를 하고 가면 좋을지 알려드려요.
목차
대만 예스폭지 버스 투어 선택한 이유
예스폭지는 예류(여왕 머리 바위), 스펀(천등 날리기), 스펀 폭포, 지우펀(홍등)을 방문하는 관광 코스입니다.
원하는 구성으로 예스지, 예스폭지, 예스폭진지, 예스허지 같은 구성으로 가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진은 진과스(탄광 마을)고, 허는 허우통(고양이 마을)입니다.
예스지든, 예스폭지든 뭐든, 여행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우버나 버스 등을 이용해 직접 가는 방법, 택시 투어를 이용하는 방법, 그리고 저희가 선택한 버스 투어를 통해 가는 방법입니다.
참고: 대만 타이베이 예스폭지 버스투어 비교 및 최종 예약
위의 링크에서도 보면 아시겠지만, 투어를 예약하기 전에 아이들에게도 의견을 물어봤었고, 결과적으로 아이들도, 저희도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버스 투어를 선택했던 이유는 가이드에게서, 책으로는 알 수 없는 그 밖의 여러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전에 앙코르와트를 갔을 때도, 방콕의 사원들을 둘러볼 때도 그게 제일 아쉬웠거든요.
그리고 차 멀미가 심한 아이들이 버스에서는 멀미를 덜하기 때문에 선택한 이유도 있었습니다.
투어 상품 구매한 사이트와 아쉬웠던 점 등은 아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투어 시작 및 이 날의 날씨

버스 투어 상품은 100% 확정 상품으로 예약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네이버 즐거운 대만 카페에 보면 종종 투어가 갑자기 취소돼서 여행 일정이 꼬이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시먼역과 메인역에서 탑승 가능하고 시먼역에서 타야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먼저 탑승하기 때문이겠지요.
저흰 시먼딩에 호텔을 잡았으니 여유롭게 오전 시간을 보내다 시먼역에서 버스에 탑승했습니다.
아침부터 비가 많이 내리다 부슬비로 바뀐 상태였습니다. 저희가 예스폭지 투어한 날짜는 5월 24일 토요일이었어요.
한국어 가이드라고 되어 있었다시피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시는 대만 가이드였습니다.
대만의 역사적 배경이나 사람들의 성향, 정부의 조세를 걷기 위한 영수증 복권 제도 등 굉장히 재미있게 얘기해 주셨고 어떤 집이 진짜 맛집인지, 위스키는 어떤 걸 사면 좋은지, 편의점에 가면 뭘 사먹어야 하는지 등 다양한 팁을 알려주셨어요.
버스를 타고 예류 지질공원으로 가는 동안 카톡 채팅방을 통해 소시지 몇 개 주문할 건지 등을 조사합니다.
돈은 현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어느 정도 현금을 가지고 탑승하시거나 중간에 편의점에서 인출하면 됩니다.
인출할 수 있는 편의점이 어디 있는지 등등 다 미리 알려주시더라고요.
저희는 이 날 현금으로 2,635위안(한화 약 11만 9천원)을 썼습니다.
어디어디 썼는지 자세한 내역은 아래 같이 적어둘게요.
예류 지질 공원 투어

입장료는 미리 가이드분께서 카톡으로 음식과 함께 주문 받으셔서 계산해 놓으셨는지 저흰 티켓을 따로 받는 것 없이 입구를 그냥 통과하면 되더라고요.
중학생인 큰 아이까지는 성인요금으로 120위안(한화 약 5,400원)을 냈고 초3인 작은 아이는 키가 140미만이라 어린이 요금인 60위안을 냈습니다.
그래서 입장료는 총 420위안(성인 3명, 어린이 1명) 냈어요.
출발할 때 내리던 부슬비는 예류 도착하니 세찬 비바람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슬리퍼(크록스 재질) 신고 오길 잘 했다 싶었습니다. 운동화는 무조건 다 젖었을 거예요. 운동화가 젖으면 훨씬 쉽게 피로해졌을 테고요.
단, 슬리퍼 안에서 발이 미끄러질까봐 저와 큰 아이는 양말을 신고 있었고요. 작은 아이와 남편은 양말을 안 신었었습니다.
나중에 남편 말로는 지면이 거칠어서 슬리퍼가 지면에서 미끄러지진 않았지만 슬리퍼 안에서 발이 미끄러져 조금 불편했다하더라고요.
버스가 주차장에 서자마자 100위안짜리 우의를 파는 상인들이 다가왔습니다.
우산은 있었지만 아무래도 옷이 젖으면 아이들이 많이 추울 것 같아서 아이들 것만 우의를 샀어요.
사이즈는 성인용 밖에 없습니다.
가이드가 미리 알려준 대로 지퍼가 불량이 아닌지만 확인하고 구입했습니다. 이 비옷의 후기는 아래에 있어요. 꼭 확인하세요.

여왕 머리는 못봤습니다. 다른 쪽으로 먼저 가게 된 것 같은데 비가 너무 많이 오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사진 찍는 것도 곤욕이었거든요.
대충 휘휘 둘러보고 늦지 않게 버스로 이동하려고 돌아가는 길에 공원 안에 있는 공주 머리와 인증샷 남겼습니다.
다들 여왕 머리 있는 곳에 가셨는지 여긴 한적하니 좋더라고요. 여왕 아니라 공주 머리면 뭐 어떤가요. 언젠간 여왕 되겠죠.

주차장으로 가는 길은 하나 뿐인 것 같습니다. 위 사진 속 상점가를 통과할 수 밖에 없게 되어 있었어요.
아이들만 비옷을 샀다가 비바람에 쫄딱 젖고선 저희도 여기서 비옷을 두 개 사서 입었습니다.
여기도 가격은 똑같아요. 1벌에 100위안씩이죠. 그런데 두께도, 재질도, 디자인도 다 조금씩 다릅니다.
완전히 다 젖었는데 버스의 에어컨 바람을 쐬니 추웠어요. 비옷 없었으면 무조건 감기 걸렸을 거예요.
한국에서 미리 챙겨가지 않으셨다면 여기서 하나 사시는 것도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추할만한 재질은 아니예요.
왜냐하면 저희가 산 비옷 4벌 중 3벌이 비에 다 젖어서 무거웠고 가장 심한 건 비옷 입은 채로 팔 안으로 빗물이 줄줄 흐르더라고요. 그 날 밤새 에어컨이 돌아가는 호텔 객실에 널어 놨는데도 두꺼운 비옷은 다음 날 아침까지 다 마르지 않았습니다.
없는 것보단 낫지만, 1벌에 100위안(한화 약 4500원)짜리 퀄리티는 절대 아닙니다.
차라리 쿠팡에서 비닐로 된 일회용 우의 여러 개 사서 입고 벗고 하는 게 더 싸고(10벌 1만원 미만이었던 걸로 기억) 아예 안 젖었을 거예요. 심지어 가볍고요.
이 상점가를 나오면 화장실이 있는데 화장지도 있고, 손비누도 있고 깨끗한 편이었습니다.
때에 따라 화장지와 비누가 없을 수 있다는 후기를 봐서 여행 내내 가방에 화장지와 종이비누를 가지고 다녔는데 쓸 일이 거의 없었어요.
버스를 탔더니 가이드가 미리 준비해 둔 소금 커피를 줬습니다. 몸이 젖어서 추웠는데 따뜻한 걸 마시니 몸이 좀 녹더라고요. 커피도 맛있었고요. 아이들이 마실 따뜻한 음료도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선택지가 소금 커피 밖에 없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소금 커피는 한 잔에 80위안(한화 약 3,600원)씩 2잔 구입해서 160위안이었습니다.
물론 제가 버스 타기 전에 카페나 편의점에 들러 아이들 마실 음료를 샀어도 좋았을 텐데 어디에 뭐가 있는지 잘 모르니 그게 안 됐어요.
스펀 폭포 투어로 순서 바꾼 이유

원래 순서대로라면 스펀 마을에 가서 천등을 먼저 날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가이드분께서 이것저것 확인해 보시더니 시간이 겹쳐서 다른 투어 버스와 많이 겹칠 것 같다고 순서를 바꿔서 가자고 하시더라고요. 스펀 마을에서는 기찻길 위로 기차가 지나가는 걸 볼 수 있는데 순서를 바꾸면 기차 시간도 얼추 맞춰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이죠.
그래서 폭포부터 들르게 됐습니다.
폭포로 가는 길에 가이드분께서 미리 조사해서 주문해 놓은 흑돼지 소시지와 베이컨팽이버섯말이가 준비되어 있었어요.
여기서 가이드분께 예류 입장료, 소금커피, 소시지, 닭날개볶음밥, 천등 등 카톡으로 주문했던 것들 비용을 내고 소시지와 베이컨말이를 받으면 됩니다.

소시지는 방송에 여러 차례 나왔던 대로 생마늘과 함께 먹는 소시지입니다. 물론 생마늘 안 드셔도 되고요.
한 개에 65위안(한화 약 2,900원)이었습니다. 유명한 소시지 가게에서 파는 60위안짜리도 있지만 가이드분을 통해 구매했던 건 개당 65위안이었습니다.
소시지는 4개 주문했고 베이컨팽이버섯말이는 2개 주문했었습니다.
소시지 맛있었어요. 숯불 향도 나고 겉에 바른 양념이 조금 느끼할 순 있는데 달짝지근한 숯불갈비양념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전 원래 생마늘을 못 먹어요. 예전에 한 번 먹었는데 속이 많이 아프더라고요. 그래도 다들 소시지에 생마늘 먹는 걸 추천하길래 적당히 작은 마늘 집어서 까서 함께 먹어봤더니 왜 추천했는지 알겠더라고요. 생마늘의 알싸한 맛 덕분에 느끼한 맛이 싹 사라졌습니다. 1개만 먹어서 그랬던 건지 다행히 속은 아프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소시지 먹는 동안 모기가 엄청 날아다녔습니다.
첫 날 편의점에서 제일 먼저 구입한 샤오헤이원 기피제를 여기서도 요긴하게 썼습니다.
덕분에 여행 내내 네 명 모두 그 어떤 벌레에도 물리지 않았어요.
참고: 대만 여행 여름 필수품 샤오헤이원 모기 기피제 가격, 구입처 등

베이컨팽이버섯말이입니다. 4조각인데 1개 먹고 찍었나보네요.
그동안 숱하게 많은 리뷰를 봤는데 왜 이거 먹었다는 평을 못봤는지 모르겠습니다.
베이컨팽이버섯말이는 개당 75위안(한화 약 3,400원)이었습니다.
큰 아이는 별로였다는데 전 무척 맛있게 먹었어요.
소시지랑 같은 소스를 발라서 구운 것 같았는데 팽이버섯 씹는 식감이 좋았거든요.
저희가 먹었던 이곳에는 작은 노점상들이 양쪽 길가에 줄지어 있습니다. 소시지나 음료, 탕후루 같은 걸 사먹을 수 있지만 도전해보진 않았어요.

조금 걸어가면 아시아의 나이아가라라고 하는 스펀 폭포가 나옵니다.
모든 관광지는 이름 붙이기 나름이에요. 비가 와서 수량이 많았으니 망정이지 가물었던 때 갔다면 정말 볼 것도 없었을 것 같은 크기입니다. 그만큼 아시아에는 저런 모양의 큰 폭포가 없나봅니다. 그러니 거대한 크기의 폭포를 기대하고 가진 마세요.
폭포를 볼 수 있는 곳에 화장실도 있습니다. 여기도 화장실은 나름 깨끗하고 화장지도 있습니다. 손 씻는 곳은 남자화장실과 여자화장실 중간에 있어서 화장실 가지 않을 사람도 손 씻기 좋게 돠어 있고 손비누도 있었어요.
그냥 인증샷만 찍고 바로 돌아 나왔습니다.
스펀 마을 천등 날리기(+투어 마음에 안 들었던 점)

스펀 폭포에서 아주 조금만 이동하면 스펀 마을입니다.
도착하고 나니 잠시 뒤 위 사진과 같이 기차가 지나가더라고요. 따로 플랫폼 없이 사람이 다니는 길가에 기찻길이 같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기차가 지나가자마자 기찻길로 뛰어들어서 기차의 뒷모습과 인증샷을 남기는 유쾌한 분들도 있었습니다.

먹물이 손이나 옷에 묻지 않도록 조심해서 각자의 소원을 잘 쓰고 나면 기찻길 위에서 저희 휴대폰으로 천등 가게 직원분이 인증 사진도 찍어주시더라고요.
투어 상품에 있었던 천등 1개당 폴라로이드 사진을 1장씩 찍어준다는 내용이 지켜지지 않아서 살짝 빈정 상했습니다.
폴라로이드 사진 없어도 그만이긴 한데 그럼 애당초 상품 설명 페이지에서 뺐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다시 천등 얘기로 돌아와서, 천등에 적을 소원은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내년 연봉 인상”이 아니라 “2026년 내 연봉 20% 인상” 이런 식으로 말이죠.
만약 터무니없는 걸 적는다면 천등이 끝까지 날아가지 못하고 중간에 기울어지며 화르르 타버린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겠지만요.
그리고, 저처럼 천등 날리면 환경 파괴되지 않나, 어딘가 떨어져 화재를 일으키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사람들을 위해 가이드분이 설명하길,
스펀은 원래 탄광 마을이었고, 폐광으로 마을의 수입원이 사라지자 국가적 차원에서 천등 날리기를 허용했다고 합니다. 지형 자체가 분지 모양이라 천등이 날아가도 스펀 안에 떨어지는 데다 원체 습한 동네라 화재가 나지 않는다네요.

천등 날린 후 가이드분에게 가면 주문해 두었던 땅콩아이스크림과 닭날개 볶음밥을 받습니다.
위의 사진은 땅콩 아이스크림인데요. 개당 50위안(한화 약 2,250원)짜리입니다.
언젠가 쿠우쿠우에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크림이 부족했던 건지 굉장히 싱거우면서 셔벗에 가까운 식감의 아이스크림이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스펀에서 파는 땅콩아이스크림은, 그렇게 셔벗과 크림 중간의 싱거운 땅콩아이스크림을 작은 또띠아에 두 스쿱 정도 떠 넣어 돌돌 말아서 얼려둔 느낌입니다. 즉, 맛 없어요. 사먹지 마세요. 50위안이 단위가 달라 저렴하게 느껴지신다면 월드콘도 1500원에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시면 됩니다. 아이스크림이 드시고 싶으시다면 길 초입에 편의점 있으니 거기서 사드세요.
그래도 여기까지 갔으니 맛은 봐야겠다 싶으시다면 일행과 함께 한 입씩만 나눠 먹을 수 있도록 주문하세요.

닭날개 볶음밥입니다.
닭날개 뼈를 빼고 안에 볶음밥을 채워 넣어 오므려 소스 발라 구운 거예요.
향신료 향이 거의 나진 않는데 그렇다고 아주 맛있는 맛은 아니예요. 다만, 예스폭지 투어하는 동안은 끼니다운 끼니를 먹을 새가 없기 때문에 이거라도 드시는 것이 낫습니다.
소시지도, 베이컨팽이버섯말이도 먹었으니 별로 배가 고프지 않다면 맛만 볼 겸 2인당 1개를, 나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면 1인 1개를 먹으면 될 것 같아요.
크기는 작아요. 길이가 15cm가량 되는 것 같고 굵기는 바나나 굵기입니다.
성인 남성이라면 2개는 먹어야 좀 먹었다 싶을 수 있어요.

천등 날리는 곳으로 드나드는 길목 양쪽에 상점이 줄지어 있습니다.
저희 가이드가 추천했던 곳은 102번 오징어튀김가게, 버블티집(동과래몽이 맛있다고 함), 162번 옆 주스 아저씨 가게였습니다.
그 중 저희는 162번 옆 주스 아저씨 가게에 가서 오렌지 주스를 2잔 사서 닭날개 볶음밥과 같이 먹었습니다.
100퍼센트 오렌지만 눈 앞에서 바로 착즙해서 얼음 넣어주시는데 오렌지가 맛있어서 주스도 참 맛있었습니다.
1잔에 80위안(한화 약 3,600원)이고, 저흰 2잔이었으니 160위안 냈습니다.
두 아이 모두 닭날개 볶음밥을 별로 먹지 않았습니다. 큰 아이는 반쯤 먹고 소시지 이후부터 속이 계속 느끼하다며 먹지 않았고, 작은 아이는 계속 장염으로 속이 좋지 않은 상태라 버스나 길에서 또 구토하게 될까봐 먹는 걸 극도로 꺼리더라고요. 작은 아이는 닭날개 볶음밥을 세 입 가량 먹다가 말았습니다. 두 아이 모두 오렌지 주스만 열심히 마시곤 그래도 속이 좋지 않은지 콜라를 사달라 하더라고요.
스펀 천등 후 모임 장소였던 편의점에서 캔콜라 하나 사마셨습니다. 25위안(한화 약 1,100원)이었어요.
여기까지 하니 오후 5시 20분이었습니다.
토요일 저녁의 지우펀

주말이었기 때문에 투어 버스에서 내린 뒤 시내버스(인당 15위안)로 갈아타서 지우펀으로 올라갔습니다.
몇 분만 타면 도착하긴 하는데 버스 기사님께서 가이드분과 친한지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 모두 버스 안의 불을 다 꺼주셔서 지우펀 야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우펀 골목은 골목에 따라 엄청나게 붐비는 곳도 있고, 또 어떤 곳은 한적한 곳도 있었습니다.
가빈병가를 지나 가장 중심 구역까지 가서 가이드분의 설명을 듣고 각자 흩어져 시간을 보내면 됩니다.
가까운 지름길도 카톡으로 보내주셔서 사람에 치이지 않고 요리조리 잘 다닐 수 있었어요.

가이드분이 이끄는 대로 갈 때 위 사진의 오카리나 상점 앞에서 잠깐 멈췄었는데, 사진 속 아저씨가 오카리나를 참 잘 불었습니다.
가이드분이 웃겼던 건, 사지는 말래요. 아저씨가 이것저것 입을 댔다고요. 물론 저도 여행 전에 유튜브를 볼 때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가이드분에게 그 말을 들을 줄은 몰랐습니다.
가이드분은 종종 웃긴 말을 많이 했습니다.
시식해주는 곳 많으니 애매하게 배가 고프다면 돌아다니며 시식 많이 하래요. 어차피 자기랑 상관 없다며 말이죠. 나름의 생존법 같은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네이버 즐거운 대만 카페와 유튜브 등에서 가빈병가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가빈병가는 지우펀의 누가크래커 파는 상점인데요. 초코 누가크래커를 시식해 볼 수 있었는데 너무 맛있더라고요.
가는 길에 사려고 했는데 여기저기 비와 사람들을 피해 돌아다니다보니 가빈병가 있는 곳으로는 안 가게 되어서 결국 못 샀습니다.

한적한 뒷골목으로 가면 사람도 별로 없고, 조용한 카페도 나옵니다.

물론 위와 같이 좁은 계단에 사람들이 우산까지 들고 서로 조심조심 비켜가야 하는 곳도 많고요.
사진 찍어놓고 보니 특색 있긴 하네요.
사진 상으로는 안 느껴지시겠지만 비가 정말 많이 왔습니다. 아주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어요. 하늘에 구멍 났나 싶을 정도로요.
비옷은 다 젖어서 무겁기까지 하지, 춥지, 아이들도 정처 없이 걸어야 하고 아이가 아파서 향신료 향이 많이 나는 곳은 학을 떼지, 어디 들어가려고 하면 비가 와서 실내에 날벌레가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아이들이 차라리 나가겠다고 하지, 갈 곳은 없고 아주 난이도 극상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나았던 것은, 토요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사람이 예상만큼 많지는 않았던 것 같고 비가 와서 길가에 바선생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다녀오신 분 후기 중에 좁은 골목길에 사람에 밀려서 서 있는데 청소차가 발 위를 쓸고 지나가고, 바 선생도 스쳐 지나가서 소름 돋았다는 후기들을 봤었거든요.
그에 비하면 차라리 비가 많이 와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마지막 모임 장소에서 시간을 떼우며 어디라도 들어가 보려고 시도를 해보았으나 여의치 않다가, 화장실 근처에 있는 지우펀 기념품 가게 같은 곳에 들어갔습니다.
아이들에게 각자 100위안 한도 내에서 원하는 걸 사보라고 했더니 열심히 고르더라고요.
작은 자석은 100위안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정도였고, 큰 건 더 비쌌고요. 엽서 같은 것도 있고 인형, 컵홀더 등등 다양하게 있었습니다.
그제서야 아이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변하는 것 같더라고요.
음식만 고르라고 할 게 아니라 아이들 좋아하는 개인 소장용 소품을 살 수 있도록 애초에 얼마의 개인 경비를 정해줄 걸 그랬나 아쉬운 마음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여행 떠나기 전에, 아이들 몫의 개인 경비를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었는데 좀 더 고려해 볼 걸 그랬나봐요.

남편이 어디선가 위의 키링을 찾아왔습니다.
뒷면은 대만 지도인데, 위 모양이 대만 지형을 본따 만든 것 같습니다.
위치별 대도시 이름이 적혀 있고, 각 도시의 랜드마크 그림이 그려져 있더라고요.
각자 기념이 될만한 날짜를 골랐습니다. 위의 키링은 개당 딱 100위안이었어요.
양면이 나름 기념이 되는 건 좋은데 집에 가져왔더니 딱히 보관할 곳이 있진 않네요. 그래서 다들 자석을 사는 건가 싶긴 했습니다. 그래도 만족스러운 아이템인 것 같아요.
이렇게 일정이 다 끝나고 버스(각 15위안, 이지카드 사용 가능)를 타고 지우펀을 내려와 다시 투어 버스로 갈아탄 뒤 시먼딩으로 왔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는 라오허제 야시장에서 내릴 계획이었는데 하루 종일 비 맞고 돌아다니고 아이 컨디션도 좋지 않다보니 그냥 다 귀찮더라고요.
게다가 늦기도 많이 늦은 시간이었고요.
시먼역에서 호텔로 가는 길에 시먼딩에 있는 노점상에서 과일을 사려고 했는데 터무니없는 가격이어서 가이드분이 추천했던 편의점 간식거리를 사서 호텔에서 먹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편의점에 들른 시간이 밤 9시 40분이었어요.
예스폭지 버스 투어 총평
시간에 쫓겨 다녀야 하다보니 버스투어를 선호하지 않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위에서 말씀드렸던 대로 폭포도 그다지 볼 것이 없기 때문에 예스지만 다녀오시는 분들도 있고요.
예스지와 예스폭지 중 지금 기억을 가지고 다시 선택하라고 한다면 그래도 예스폭지를 선택할 것 같긴 해요.
두 번 갈 정도는 아니지만 한 번쯤 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서 말이죠.
예류 말고는 엄청 대단한 관광지들은 아니어서 예스지나 예스폭지나 그냥 거기서 거기인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합니다.
예스지든, 예스폭지든 다음에도 어딘가 여행을 간다면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단체 투어 하나 정도는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거라고, 훨씬 더 여행이 재미있어지는 것 같고 새롭게 알게 되는 정보도 많이 있어서 좋았어요.
아래 링크는 저희가 예약했던 kkday의 예스폭지 상품입니다. 참고하시라고 넣은 거예요. 저와는 전혀 상관 없는 링크입니다.
게다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상품 페이지에 있었던 폴라로이드 사진과 1인당 생수 1병이 빠져서 살짝 빈정 아닌 빈정 상한 것도 있습니다. 그래도 개인 사진도 찍어주시고 재미있는 얘기도 많이 들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노팁, 노쇼핑이라 그것도 마음에 들었으니 다른 곳의 상품과 어떤 게 나을지 비교군으로 삼으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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