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에 스팀해빙기를 구입했습니다. 스팀해빙기는 얼음을 녹인다기보다 고온, 고압의 증기를 이용해 얼음을 부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제품입니다. 일반 가정에서 스팀해빙기가 필요할 일은 드물겠지만, 겨울철 동파하거나 수도관이 얼어 물이 안 나오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용합니다.
목차
스팀 해빙기를 구입한 이유
비교적 따뜻한 지역인 울산조차도 2018년 1월은 유난히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당시 최저 기온이 영하 11도까지 내려갔고, 평균 기온도 영하 7도에 달하는 강추위가 며칠째 이어졌습니다.
2018년 1월의 어느 날, 새벽 2시까지 샤워도 하고 설거지도 하는 등 물을 썼고, 당시 3층에 살고 계셨던 시어머니께서도 물이 졸졸 흐르도록 틀어두셨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이 되자 물이 단 한 방울도 나오질 않았습니다.
이례적으로 추웠던 시기이기에 수도관이 얼거나 동파된 집이 울산에도 많이 발생한 상황이었습니다.
수도관이 얼어 물이 나오지 않자, 수도를 녹여주는 업체를 알아보았고, 저희 집은 아파트가 아닌 3층짜리 상가주택이기 때문에 알아보는 업체마다 70~80만원 정도 비용을 불렀습니다.
금액이 너무 부담스러워 집에 있던 드라이기나 스팀 청소기를 동원해 얼음을 녹여보려고 했지만 어디가 얼었는지조차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면 얼음이 녹을 줄 알았지만, 건물 내부에 얼어붙은 수도관은 낮 기온이 상승한다고 해도 쉽게 녹지 않았습니다. 그대로 두면 수도관이 동파할 위험이 있어서 급히 대책을 찾아보다 스팀해빙기를 알게 되었습니다.
스팀 해빙기의 특징과 구입 과정
이미지 출처: 네이버 쇼핑에서 ‘스팀해빙기’를 검색한 결과 화면
제가 구매한 스팀 해빙기는 2018년 당시 약 26만 원에 구입했으며, 현재는 같은 회사 동급에 가까운 신형 제품은 35만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하루하루 일상생활 자체가 너무 불편해서 해외 배송을 기다릴 여유도 없고, 300도에 달하는 스팀을 분사하는 고온 장비라서 안전을 고려해 국산 제품으로 책임 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안전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구입했습니다.
지역 내 공구 상가를 돌아다니며 직접 구입했고, 사장님께 어떻게 사용하는지 간단한 설명도 들었습니다.
스팀해빙기는 본체와 10m 길이의 테프론 호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단의 검은색 깔때기 같은 것이 물을 넣는 주입구이고 위 사진에서 뽁뽁이로 감싸진 것이 압력 게이지입니다.
테프론 호스에 있는 녹색 홀더는 300도 고온의 스팀이 테프론 호스를 통과할 때 손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부품입니다.
요즘 나오는 제품은 제가 가지고 있는 제품처럼 300도까지 나오는 것은 아니고 같은 회사 제품으론 200도까지로 온도가 조금 낮아져 있었습니다.
요즘 나오는 제품과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위 사진에서 제일 아래쪽에 있는 금색 부품은 배수구입니다.
다 쓰고 나면 내부에 남은 물을 비워야 하는데 사진에는 안 나왔지만 가려진 부분에 볼 밸브가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이 배수구가 그대로 드러나 있기 때문에 울퉁불퉁하거나 기울어진 바닥에 함부로 내려놨다간 배수구가 깨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나오는 제품은 이 배수구에 캡을 씌운 것 같았습니다.
위의 빨간색 링이 끼워져 있는 투명한 관은 수위가 표시되는 부분입니다.
스팀 해빙기 사용 방법
사용법은 비교적 간단하지만 준비 과정이 필요합니다.
먼저 본체의 주입구에 물을 붓고, 전원을 켜기 전에 물을 충분히 채워줍니다.
물을 채울 땐 위의 이미지에서 빨간색 네모로 표시한 부분의 볼벨브를 열어서 붓고, 어느 정도 채웠으면 다시 잠가야 합니다.
물을 끓이는 데 약 30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그동안 테프론 호스를 연결합니다.
압력 게이지가 충분히 올라가고 초록색 표시등이 켜지면 작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으며 2인 1조로 작업해야 합니다.
한 명은 얼음이 얼어붙은 수도관에 테프론 호스를 밀어 넣는 작업을 해야 하고, 다른 한 명은 본체 옆에서 압력 게이지 앞에 달린 작은 볼밸브를 이용해 압력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작업 중 본체와 호스가 무척 뜨겁기 때문에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고 작업해야 합니다.
꽁꽁 언 수도 해결 후기
저희는 스팀해빙기를 사면 바로 해결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사고 보니 어디가 얼었는지 알 수가 없어서 건물 1층 보일러실, 2층 앞집, 2층 저희집, 3층 시부모님댁, 각 호별 주방, 보일러, 상수도관 등 다양한 곳에서 작업을 시도했습니다.
1층 상가는 물이 잘 나오는데 2층, 3층 집은 화장실이든 어디든 물이 단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여러 번의 시도가 모두 실패로 돌아간 뒤, 고민 끝에 딱 한 곳, 해빙 작업을 안 한 곳을 생각해 냈는데 바로 옥상이었습니다.
저희 집은 원래 옥상에 물탱크가 있는 건물이었고 물탱크가 있었을 땐 1층에서 들어온 상수도가 2층과 3층으로 분배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옥상으로 올라가 물탱크에 물이 채워진 뒤 각 호로 물이 분배되었을 겁니다.
저희가 매수했을 땐 전 주인이 물탱크를 없앤 상태였는데, 물탱크를 없앴어도 건물 속의 수도관은 건드리지 않았겠죠.
1층 상가는 물이 나오는데 2층과 3층은 물이 안 나오는 건 옥상이 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옥상으로 가 준비한 스팀해빙기 호스를 밀어넣자 ‘쿠콰콰콰’하며 마치 해빙이 아닌 쇄빙처럼 얼음이 부숴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파트라면 드라이기나 물 주전자에 물을 끓여서 해결할 수 있었겠지만 건물 옥상의 수도관이 언 것이다 보니 10m 테프론 호스를 거의 다 밀어 넣은 후에야 얼음을 다 부수고 녹일 수 있었습니다.
맺음말
스팀해빙기를 구입하지 않았다면 7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26만원으로 제품을 구입해 직접 문제를 해결했고, 제 생각에도 부울경 지역의 일반 가정에서 갖고 있을만한 제품은 아닌 것 같아서 하루 4만원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빌려주었습니다.
혹시 울산분이신데 스팀해빙기가 필요하시다면 카카오톡 아이디 sayssky0829로 연락주세요.
저희는 그 이후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켜지도록 자동 센서가 달린 열선을 구입하여 옥상 수도관에 감아두었습니다.
한 해는 급하게 집 근처 철물점에서 센서 없는 것으로 구입했는데 혹시나 과열될까봐 불안하더라고요.
그 이듬해엔 쿠팡에서 자동센서 열선을 구입해서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플러그를 연결해 두고 마음 편히 지내고 있습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