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셋째 날은 사파에서 하노이로 다시 돌아가는 날입니다. 저녁 7시가 넘어 도착한 하노이에서는 갑자기 10명이나 되는 인원이 들어가 먹을 만한 식당이 없었습니다. 결국 꽌안응온 근처에서 베트남 도시락을 주문해 호텔에서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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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에서도 끝까지 변수 투성
아침은 피스타치오 호텔에서 간단히 조식을 먹었습니다. 조식과 객실은 이전 포스팅인 사파 피스타치오 호텔 이용 글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조식을 먹은 뒤 오늘은 체크아웃을 하는 날이기에 각자 객실에서 짐을 정리했습니다.
사파는 철갑 상어와 샤브샤브(Hot Pot)가 유명하다고 했는데 철갑 상어는 구경해보지도 못하고 가게 생겼습니다.
비가 억수같이 내립니다. 여기 저기 개울처럼 물이 흐릅니다.
비가 너무 많이 오니 시부모님과 아이들은 돌아다니기 불편해서 호텔에 남아있기로 합니다. 보호자가 필요하니 남편도 호텔에 남게 되었습니다.
결국 시누이 부부와 저, 그리고 저희 큰 딸이 두 개 조로 나뉘어 식당을 알아보러 나가기로 했습니다.
바지를 걷고 큰 딸과 함께 나와 사파 광장 주변을 돌아다녔습니다.
전날은 안개도 많이 꼈고 밤에는 어둡기까지 해서 잘 몰랐는데 좀 많이 촉촉하지만 안개가 걷힌 사파 광장이 참 예쁩니다.
예전에 프랑스인들의 휴양지였다고 하더니, 그럴만한 것 같습니다.
하노이행 버스가 2시 출발이어서 여유롭게 점심을 먹고 움직이려고 했는데 갑자기 미즈 클라우드에서 연락이 옵니다.
사파의 기상 악화로 인해 차량 운행에 차질이 생길 것 같아 G8 버스 측에서 차량 출발 시간을 당겼다고 합니다. 최대한 빨리 점심 먹고 호텔 로비 앞으로 나와달랍니다.
여유롭게 식당을 알아보던 발길이 바빠지고 결국 선택지가 없습니다. 비도 오고 시간도 없고 또 리틀 사파로 들어갔습니다.
리틀 사파와 자유를 향해 몸을 던진 생선
리틀 사파는 굉장히 비탈진 골목에 있습니다. 자리를 확보하고 문 앞에 서서 일행을 기다리는데 리틀 사파 위의 어떤 식당 입구 앞에 있던 커다란 대야에서 웬 팔뚝만한 생선이 펄쩍! 뛰더니 대야를 탈출했습니다.
그런데…
탈출한 바깥 세상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내리막길입니다.
이 생선이 저희쪽으로 미끄러져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빠르게 슝 내려왔으면 생각도 별로 안 했을텐데 파닥파닥하며 사람의 종종 걸음 속도로 미끄러져 내려옵니다.
이걸 잡아다 식당에 갖다줘야하나, 내가 잡진 말고 빨리 올라가서 알려줘야하나 고민하다보니 이미 제 발 옆을 지나가버렸습니다.
리틀 사파에서 반미와 어제 먹었던 몇몇 메뉴를 시켰습니다. 그렇게 후다닥 먹은 뒤 호텔은 이미 오전에 체크아웃을 한 상태라 짐만 챙겨 이미 대기 중인 미니 버스를 타고 G8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미니 버스를 타고 가는 중에 보니 저희는 사파 도심의 1/8도 못 본 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나중에 가족끼리 다시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위의 오른쪽 사진에 있는 밤빵은 시누이가 식당 알아보러 다닐 때 식구 수대로 미리 사둔 밤빵입니다. 휴게소에 멈췄을 때 나눠주셔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밤빵은 겉의 깨 덕분에 더 고소하고, 겉을 살짝 구워주는 데 밤을 으깬 것이 소로 들어가 있어 목이 막히긴 하지만 맛있습니다.
사파에서 산비탈을 굽이굽이 타고 내려올 때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무서웠습니다. 분명 1시쯤 출발했는데 흐린 날씨로 인해 초저녁 같이 어두웠습니다. 산을 다 내려오고 나서야 한시름 덜어 잠을 잤습니다.
정말 끝까지 날씨가 징글징글하리만치 도와주지 않았던 여행인 것 같습니다.
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길에 구글에서 다음 날 저녁을 먹을 식당인 피자 포피스를 예약했습니다.
나쁘지 않았던 베트남 도시락
원래 셋째날 저녁은 꽌안응온에서 먹을 생각이었습니다.
하노이에서의 숙소인 서머셋 그랜드 하노이(서머셋 그랜드 하노이 후기)에서 가까운 데다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소문난 반쎄오 맛집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7시경 도착한 꽌안응온은 이미 재료가 소진된 메뉴들이 많았습니다.
꽌안응온 옆 골목에 라 바디안이라는 프랑스 코스 요리 전문점이 있는데 여긴 다음 날 점심으로 먹을 예정이어서 예약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이 날이 일요일입니다. 라바디안은 일요일에 문을 열지 않는답니다.
월요일에 오라기에 월요일은 한국으로 돌아가 올 수 없다고 아쉬운 인사를 하고 나왔습니다.
가고자하는 식당은 모두 영업이 거의 종료된 상태이거나 10명이 들어가기에 협소해 보이는 곳 투성이어서 여기저기 한참을 걸어만 다니다가 결국 어떤 식당 앞에 사람들이 줄지어 도시락을 사가기에 저희도 도시락을 사서 숙소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현지인들이 줄 서는 곳이니 맛집이겠지 싶었는데…
현지인들 맛집이다보니 영어가 통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이 집 큰 아들만 영어가 좀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집 큰 아들은 위의 첫 번째 왼쪽 식당 사진에 잘린 아이입니다.
실제 사진은 잘 찍혔는데 사진을 이어 붙이다 보니 잘리게 편집됐습니다.
이 아이 잘 생겼습니다. 재치도 있고 재밌어서 줄 서 있으면서 이 아이 덕분에 한참을 웃었습니다.
계란 후라이도 얹어주고 된장국 같은 것도 주던데 언어가 안 통하니 그냥 손가락으로 메뉴를 가리키고 수량도 표시해서 간신히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받고 났더니 저흰 그냥 기본 메뉴였나 봅니다. 계란 후라이도 없고 된장국도 없네요.
오이 무침이 희한하게 맛있었습니다.
치킨도, 돼지고기도 의외로 간이 적절하니 맛있었는데 여기에 계란후라이와 된장국 같은 것도 주문했더라면 정말 금상첨화였을텐데 아쉬웠습니다.
맥주를 사서 숙소에 가고 싶었는데 맥주를 사러 간 시누이 말론 맥주를 팔지 않는다고 하여 도시락을 사서 숙소로 가는 길에 노점에서 음료를 샀습니다.
사진이 어디 갔는지 모르겠는데, 노점에서 콜라와 잭프루트를 샀습니다.
11월 말은 베트남도 제철 과일이 별로 없는 때라 망고나 다른 과일을 먹을 순 없었습니다.
한국에선 구하기 힘드니 같이 맛만 보려고 잭프루트를 샀는데 맛이 심히 없었습니다.
여행 셋째 날 비용 정리
구분 | 항목 | 단위 | 금액 |
식비 | 밤빵 | 10개 | 10만 동(5천 원) |
리틀 사파 점심 식사 | 10명 | 57만 동(2만 8,500원) | |
쏘이 도시락 | 10인분 | 40만 동(2만 원) | |
맥주, 콜라 | 여러 병 | 27만 동(1만 3,500원) | |
기타 | 객실 팁 | 3객실 | 6만 동(3,000원) |
휴게소 화장실 | 여러 명 | 2만 8천 동(1,400원) | |
아주버님 담배 | 아마 1갑? | 5만 3천 동(2,650원) | |
총 합 | 148만 1천 동(7만 4,050원) |
셋째 날은 사실상 사파에서 하노이로 이동이 주가 되는 날이었기에 특별히 비용을 지출한 항목은 없습니다.
이제 이렇게 여행이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럼 여행 넷째 날, 하노이에서 저희는 뭘했을까요?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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